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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 지혜/■밝은 지혜

- 한비자 제15편 망징[2]-

by 사마르칸트 2013. 11. 15.

- 한비자 제15편 망징[2]-

27. 군주가 법률을 왜곡하며 사사로운 일을 공적인 일처럼 처리하고, 법령을 함부로 변경하면서 수시로 호령을 내리면 그 나라는 망한다.

 

28. 국토에 요새가 없고 성곽도 형편없으며, 식량의 저장도 없고 물자도 적으며, 방어전의 준비가 없는 나라는 타국이 침공해 오면 곧 망한다.

 

29. 군주와 친족이 장수하는 사람이 없고 잇따라 군주가 죽어 어린애가 군주가 되면 대신이 권력을 자행하여, 타국에서 온 자에게도 벼슬을 주어 패거리를 만들게 하고, 외교를 한답시고 영토까지 잘라 선물하게 되는 나라는 망한다.

 

30. 어떤 나라의 태자가 존경을 받고 있으며 그 이름도 널리 알려지고, 그를 중심으로 하여 세력이 구축되고 대국과의 교제가 많아지면, 군주와의 사이는 벌어질 것이며 결국 나라는 망한다.

 

31. 군주가 성미가 급하며, 안정되지 못하고 무슨 일이나 성을 내며, 앞뒤를 가리지 못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32. 군주가 자주 성을 내고, 함부로 군대를 동원하여 농사철을 잃으면서까지 전쟁을 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33. 귀족들이 서로 투기를 하며 대신의 세도가 당당하고, 밖으로 외국의 응원을 받아 안으로 서민을 못살게 구는데도 그러한 자를 벌하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

 

34. 군주는 우매한데 군주의 백숙부나 형제는 현명하며, 태자의 위력이 약하며 서자가 그에 대항하고, 관리가 힘이 없고 백성이 오만하면, 나라 안이 소란해져 그러한 나라는 망한다.

 

35. 군주가 무엇에 노하고도 그것을 나타내지 않고 죄가 분명한데도 벌하지 않으면, 신하들이 은근히 군주를 미워하거나 걱정을 하여,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 있게 되어 반란 따위가 일어나서 나라는 망한다.

 

36. 원정을 할 때 장군에게 무거운 권력을 주거나, 국경을 수비하는 장수에게 높은 지위를 주어 멋대로 재판을 하고 명령을 하며 독재적이고 군주의 지령을 기다리지 않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37. 정부인은 음란하고 태후에게는 추행이 있고, 내전과 정부의 구별이 없으면, 정부인의 무리와 태후의 무리가 양립하여 암투하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38. 정부인의 권위가 약하고 애첩의 권위가 강하면 태자보다 서자가 존경을 받게 되고, 안으로는 정부인의 당과 애첩의 당이 싸우게 되고, 밖으로는 태자의 당과 서자의 당 및 재상과의 사이에 불화가 일어나서 그 나라는 망한다.

 

39. 대신이 극진히 존경을 받고 그들 도당이 강대하고 그 대신이 군주의 판단을 방해하며 국사를 멋대로 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40. 정실 인사에 의한 관리가 중용되고 공로 있는 자가 배척당하며, 변두리에서 일어난 작은 선행 따위는 높이 평가되고, 국가에 헌신한 공로를 경시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41. 군주의 금고는 비어 있는데 대신의 창고는 가득하며, 정착생활을 하고 있는 백성은 가난한데 유랑민은 오히려 돈이 많고, 농업과 전투에 종사하고 있는 자들은 천대받고 있는데 대단치 않은 직업에 종사하는 자만이 부자가 되는 나라는 망한다.

 

42. 군주가 눈앞에 큰 이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물어물 그것을 포착하지 않거나, 화가 미칠 징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만하여 그것을 경계하지 않고, 공격과 방어를 막론하고 군사를 소홀히 하며 오직 인의만을 가지고 외양에만 힘쓰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43. 군주가 주군으로서의 효도를 하고 싶다 하여 국가의 이익을 돌보지 않고 모군의 명령에 따르거나 여자가 국정을 처리하며 내시가 국사에 참견하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44. 군주가 말을 할 때 달변이긴 하지만 조리가 없고, 마음은 현명하지만 법과 술을 이용하려고 하지 않으며, 다재다기하나 법규에 의해서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나라는 망한다.

 

45. 신참의 신하가 진출하고 고참의 신하는 물러서며, 미련한 신하가 국정을 다투고 현명한 신하는 물러서며, 공로가 없는 자에게 높은 작록을 주고 노고가 많은 자를 천대하면 백성의 원한을 얻게 되어 그 나라는 망한다.

 

46. 군주의 백숙부, 형제 또는 대신의 봉록과 관작이 그 공로에 비하여 무겁거나 등급을 표시하는 문장이나 복장이 분에 넘치고 그 저택이나 음식물이 사치스러운데도 군주가 금지시키지 않으면, 따라서 신하의 욕망은 한이 없게 되는데 그러한 나라는 망한다.

 

47. 군주의 사위나 손자가 백성과 같은 고을에 살며, 그 위세를 앞세우고 마을에서 설치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원래 망국의 징조라는 것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말이 아니라, 멸망할 수 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요가 둘이 있다해도 다 같이 왕이 될 수는 없으며, 걸이 둘이 있다해도 다같이 멸망할 수는 없다. 멸망하거나 왕이 될 수 있는 운명은 치란강약(治亂强弱)이 어느 한편에 기우는 데서 발생한다. 초목이 부러지는 것은 그 속에서 벌레가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며, 담장이 무너지는 것은 반드시 틈새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목에 벌레가 파고든다 할지라도 강풍이 불지 않으면 부러지지 않을 것이며, 담장에 틈새가 있다 하더라도 폭우가 내리지 않으면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만승의 대국의 군주는 술을 지켜 법을 행하고, 멸망의 징조가 있는 나라를 벌레가 좀먹는 나무나 틈새 난 담장을 때리는 폭풍우가 되어 쳐들어가면 그 나라를 쉽게 취할 수 있다. 그리하여 천하를 통일하는 일을 쉽게 이룩한다.

- 韓非子 第15篇 亡徵[2]-
好以智矯法, 時以行襍公, 法禁變易, 號令數下者, 可亡也. 無地固, 城郭惡, 無畜積, 財物寡, 無守戰之備而輕攻伐者, 可亡也. 種類不壽, 主數卽世, 嬰兒爲君, 大臣專制, 樹羈旅以爲黨, 數割地以待交者, 可亡也. 太子尊顯, 徒屬衆强, 多大國之交, 而威勢蚤具者, 可亡也. 變褊而心急, 輕疾而易動發, 心悁忿而不訾前後者, 可亡也. 主多怒而好用兵, 簡本敎而輕戰攻者, 可亡也. 貴臣相妬, 大臣隆盛, 外藉敵國, 內困百姓, 以攻怨讎, 而人主弗誅者, 可亡也. 君不肖而側室賢, 太子輕而庶子伉, 官吏弱而人民桀, 如此則國躁; 國躁者, 可亡也. 藏怒而弗發, 懸罪而弗誅, 使群臣陰憎而愈憂懼而久未可知者, 可亡也. 出軍命將, 太重邊地任守太尊, 專制擅命, 徑爲而無所請者, 可亡也. 後妻淫亂, 主母畜穢, 外內混通, 男女無別, 是謂兩主; 兩主者, 可亡也, 後妻賤而婢妾貴, 太子卑而庶子尊, 相室輕而典謁重, 如此則內外乖; 內外乖者, 可亡也. 大臣甚貴, 偏黨衆强, 壅塞主斷而重擅國者, 可亡也. 私門之官用, 馬府之世, 鄕曲之善, 擧官職之勞, 廢貴私行, 而賤公功者, 可亡也. 公家虛而大臣實, 正戶貧而寄寓富, 耕戰之士困, 末作之民利者, 可亡也. 見大利而不趨, 聞禍端而不備, 淺薄於爭守之事, 而務以仁義自飾者, 可亡也. 不爲人主之孝, 而慕匹夫之孝, 不顧社稷之利, 而聽主母之令, 女子用國, 刑餘用事者, 可亡也. 辭辯而不法, 心智而無術, 主多能而不以法度從事者, 可亡也. 親臣進而故人退, 不肖用事而賢良伏, 無功貴而勞苦賤, 如是則下怨; 下怨者, 可亡也. 父兄大臣祿秩過功, 章服侵等, 宮室供養太侈, 而人主弗禁, 則臣心無窮; 臣心無窮者, 可亡也. 公壻公孫與民同門, 暴章其鄰者, 可亡也.
亡徵者, 非曰必亡, 言其可亡也. 夫兩堯不能相王, 兩桀不能相亡; 亡王之機, 必其治亂, 其强弱相者也. 木之折也必通蠹, 牆之壞也必通隙. 然木雖蠹, 無疾風不折; 牆雖隙, 無大雨不壞. 萬乘之主, 有能服術行法, 以爲亡徵之君風雨者, 其兼天下不難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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