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노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나라에 추남이 있어 애태타(哀駘它)라고 부르오.
그런데 사나이가 그와 더불어 함께 있으면 그를 사모해서 떠나려 하지 않고,
여자가 그를 보면 부모에게 간청하여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기보다는
그의 첩이 되고 싶다고 하며 그런 여자가 열 명이 넘어도 그칠 줄을 모르오.
그리고 그가 일찍이 자창하는 것을 듣지 못하겠고
항상 나의 의견에 부화(附和)만 할 뿐이오.
또 그는 임금의 자리에 있어서 남의 죽음을 구제해 준 일도 없고
녹(祿)을 많이 모아 남의 배를 부르게 해 준 적도 없소.
게다가 그의 추악함은 온천하를 놀라게 하고
또 부화할 줄만 알고 주창할 줄은 모르며,
지식이라야 국내 문제만 알 정도요.
그러나 남녀들이 그의 앞에 모여드는 것은
반드시 남과 다른 점이 있어서 일 것이요.
그래서 나도 그를 불러 보았더니,
과연 그 추한 모습은 천하인을 놀라게 할 만합디다.
그러나 나와 함께 있은 지 한달이 못되어 나는 그의 사람됨에 유의하게 되었고
일년이 못되어 나는 그를 신임하게 되었소.
때마침 나라에 재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 하였소.
그러나 못마땅하다는 듯이 승낙은 하면서도 범연(氾然)히 사양할 것도 같더군요.
그래서 나는 부끄러워하다가 끝내는 그에게 국정을 맡겼소.
그러나 그는 얼마 가지 않아서 나를 버리고 떠나버렸소.
그래서 나는 서글퍼서 무엇을 잃은 것 같았으며,
같이 이 나라를 다스리면서 함께 즐길 수가 없을 것 같았소.
대체 그는 어떤 사람이었소?”
“제가 일찍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마침 돼지새끼가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금 있다가 그 새끼들은 깜짝 놀라
모두 제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그것은 그 어미가 자기들을 보아주지도 않고 전의 모습과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그 외형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형을 지배하는 마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사자를 장사지낼 때는 삽(翣 : 상여 앞뒤에 세우고 가는 물건)을 보내지 않고
발을 잘린 자에게는 신을 보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는 다 그것들을 필요로 하는 근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천자의 시녀가 된 여인에게는 그 아름다운 육체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손톱도 깍지 못하게 하고 귀도 뚫지 못하게 합니다.
또 새로이 장가를 간 사람에게는 그 젊은 아내를 위하여
숙직도 면해 주고 부역도 시키지 않습니다.
이처럼 형체만 온전해도 오히려 이렇게 사랑을 받거늘
하물며 온전하게 덕을 구비한 사람이야 일러 무엇 하겠습니까?
지금 애태타는 말을 하지 않아도 남이 믿고, 공이 없어도 친해 오며,
남으로 하여금 그 국정을 맡기게 하면서도 오직 혹시나 받지 않을까 걱정하게 하니,
이는 반드시 재능이 온전하면서도 그 덕이 드러나지 않는 인물일 것입니다.”
“재능이 온전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죽음과 삶, 존재함과 망함, 빈궁함과 영달함, 현추함과 불초(不肖)함,
비방과 칭찬, 주림과 목마름, 명위와 더위 따위는 모두 사물의 변화요,
천명의 운행으로서 밤낮으로 우리 눈앞에서 갈아들지마는
어떠한 지혜로써도 그 시원(始原)을 엿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것들이 재능이 온전한 사람에게는 그 마음의 평화를 어지럽게 할 수가 없고,
그 마음속까지 침입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때문에 그런 사람은 평화롭고 유쾌한 기운이 언제나 감돌아서 마음의 기쁨을 잃지 않고,
또 그것은 밤낮으로 쉬지 않아서 만물과 더불어 봄기운 속에서 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온갖 사물과 접하면서도 마음속에 봄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을 일러 재능이 온전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덕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오?”
“수평이란 물이 괴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수준(水準)의 법이 되니 안으로는
그 본성을 보존하고 겉으로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덕이 드러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사물이 떨어져 나가지를 못합니다.”
애공이 다른 날 민자건(閔子鶱 : 공자의 제자, 이름은 손損, 자는 자건, 덕행으로 유명함)에게 말했다.
“처음에 남면하여 천하의 임금이 되어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쥐고,
그들이 굶어 죽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것으로써 최고의 방편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 나는 공자에게서 지인(至人)의 말을 듣고서
자신이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 경솔하게 내 몸을 움직여 내 나라를 망칠까 걱정하게 되었다.
나와 공자는 군신의 사이가 아니고 덕으로써의 친구일 뿐이다.
-화려한 치장을 한 사람들이 입을 열면, 쓰레기가 나옵니다.
빛나는 높은 모자를 쓴 사람이 뒤로는, 도둑질을 합니다.
명성높은 이의 위대해 보이는 스펙도 쓸모없는 허명 일뿐입니다.
-향기로운 사람이 오래 갑니다.
은은한 향기가 오래갑니다.
오래되어도 좋은 사람은 향기로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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