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색신관(色身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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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老祖)는 말씀하시되 환란에 빠진다는 것은 육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으니, 내가 내 몸이 없는 데까지 미처 간다면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또 이르시기를 그 몸을 뒤로해야만 내 몸이 앞서가게 되고 자기 몸을 밖으로 해야만 몸이 존속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금강경(金剛經)에는 이르시되 가히 우리 육신의 형상으로는 여러 부처님을 볼 수가 없다고 하였다.
소요옹(逍遙翁)은 이르시니, 모름지기 불법신(佛法身)을 안다는 것은 근본적인 심성은 몸뚱이가 없는 것이나, 그 상의 좋은 것을 가지고 장엄(莊嚴)해서 몸을 삼는다고 하였다.
임제선사(臨濟禪師)께서도 참 부처님은 형체가 없다고 하셨으니 참으로 진실된 심성은 신체가 없다고 하며 참 진실된 법은 상이 없다(無相)고 하였다.
장자(壯者)는 이르시되 아 슬프구나,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의 형체를 잘 길러서 이것을 살아간다고 하니, 그 형체를 잘 기르지만 과연 그 생명을 족하지 못한즉 이 세상에서 어찌 족히 한다 할 수 있으리요.
예전의 신선들이 이르시되 이 몸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니 이 도는 우리의 몸 바깥에 참 진의 몸이 있다는 것이라.
예전부터 도를 성취한 신선과 부처님은 모두 색신(色身)을 소중히 한 것이 아니라 법신(法身)을 수련 하신 것이다.
온 세상 사람들은 다 형색(形色)의 몸인 색신(色身)을 가지고 참 진실함이 된다고 하니 그 몸을 아끼고 사랑하고 보살펴서 자신의 생명을 두텁게 하고자 하는 생각을 연연하게 버리지 아니하였다.
귀한 벼슬을 하고 이름이 현달함을 도모함으로서 이 몸을 우아스럽게 삼으며 재산과 재물을 많이 쌓아 모음으로 해서 이 몸을 잘 공양하니, 맛있는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면서 우리의 몸을 살찌게 한다. 웃옷을 빛나게 하고 아래옷을 아름답게 입어서 우리 몸을 장식하고 날마다 밤마다 그것을 생각하고 그 시간시간이 거기에 대한 모든 계획을 타산을 해서 자기의 심성과 혈액을 다 낭비하고 자기의 정신을 소모하고 흩어지게 해서 귀신으로 더불어 이웃으로 삼고 있다.
비록 말하기를 생명이 사는 것을 두텁게 한다고 하나 참으로 자신의 생명을 손상하고있으니 우리의 형색과 몸이라 하는 것은 천지가 우리에게 맡겨둔 형체인 것이며 사대가 거짓으로 합해져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
하루 아침에 양기가 사라져서 없어지고 음기가 홀로 왕성하면 혼은 공중으로 날아가고 넋은 흩어지게 되는 것이다. 곧 정정하게 한 덩이의 피부포로 되어있으며 냄새나는 근육으로 되어있는 것이니 땅만 잘 보아주는데 불과한 따름이다. 참여하는 것이 어느 곳에 있는 것이며 참 진실한 것이 어느 곳에 있는 것인고. 참 진실하지 못한즉 이것은 거짓인 것이며 우리의 형색의 몸을 아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어찌 거짓 속에서 거짓을 더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되 그저 우물적 호도(糊塗)해서 살며 배우는 사람들은 망상을 하면서 망령된 생각을 하니 참진실을 닦는다고 해도 참 진의 것을 궁리해서 알지못하니 망령된 생각으로 성도(成道)를 했다고 해서 도를 분별함을 알지 못한다. 참진의 것을 궁리해서 생각하지 않고 도를 버릴 궁리도 아니하고 참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니 아주 미미하고 혼원히 어두운 것을 일삼는다. 이 형색과 몸을 가지고 참같이 된다고 해서 이 몸이 곧추서는데 처하게 됨을 두려워하고 이 몸이 아주 수고러운데 처하게 됨을 두려워하고 이 몸이 배고픈데 처하게 됨을 두려워하고 이 몸이 추위에 어는데 처하게 됨을 두려워해서 따슨 의복과 좋은 음식으로 이 몸을 보존하고 아껴서 자기 스스로가 편안하고 안온한 상태로 유지하는데 급급하다.
장차 이 몸을 잘 길러서 모든 힘쓰기를 좋은 일은 짓지를 아니하고 편백되게 하니, 이것은 가장 긴요한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유익함은 없고 손상만 있는 것이다. 자기 정신을 애석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며 자기의 기운과 힘을 능히 잘 짓는 것에 대해서 반성해 살피지 아니하는 것이다.
거짓을 가지고 참같이 된다고 인정하고 헛된 것을 가지고 참진실이라고 하니 이 몸의 속과 바깥은 다 이것이 사는 것을 삼은 물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아울러서 한가지라도 이 생명을 구해주는 물체가 아닌 것이라.
눈으로 호색을 본즉 기뻐하고 귀로 악담소리를 들은즉 성을 내고 코로 고소한 냄새를 맡은즉 사랑하고 혀로 아름다운 맛을 달게 먹은즉 자꾸 생각을 하니 이처럼 뜻이 있은 즉 하고저 하고 몸에 부딪히는 바가 있은 즉 두려워한다.
바깥으로는 육문이 있게 되고 마음속으로는 육식이라는 것이 있게 되어서 마음속과 몸밖의 모든 것이 서로 사귀어 교통하게 되고 그 진원을 끌로 파고 상처를 입히니 그 까닭을 근원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다 우리 형색의 몸이 그러한 것을 불러들이게 된 것이라.
만약에 우리의 형색과 이 몸이 없다면 육문과 육식의 해로운 것이 어디를 쫓아서 생겨날 수 있으리요, 하물며 천지사이의 모든 만물에 대해서 모든 형체가 있는 것은 마음속으로 회포해서 생각하고 있으니 이 형색의 몸의 거짓된 것을 아끼고 사랑해서 우리의 심성과 생명의 참된 것을 궁리해서 생각지 아니하면 큰 생명의 천궁에 한정된 기한이 한번 도착이 되니 내라 하는 것이 누구인 것이며 이 몸이라는 것은 이것이 누구리오. 내 몸이라는 것과 나라는 것은 두가지가 화합치 못한 것이라.
내가 참 마음으로 도를 배우는 사람에게 권유하는 것은 속히 이 형색의 몸인 이 난관의 출입구를 가지고서 타통하고 타파해서 속이고 지나치는 그런 일은 하지 말 것이다.
우리의 머리 위에 있는 7가지 칠비를 보기를 불과 새조롱과 같이하고 우리의 팔다리 사지를 보기를 나무의 마디와 같이하고 우리의 근육의 거슬치는 것이 고롱과 농포(膿胞)가 된다고 하고 우리의 오장보기를 혹의 뭉치와 같이해야한다.
이 형색의 몸을 복도 바깥에 두고 별도로 나타나있는 한개 한개 무형의 형체를 삼으며 형상이 없는 형상을 찾아서 적실하게 참 몸으로 삼으면 바야흐로 능히 우리의 심성은 연연할수가 있고 아주 환하게 밝히면 곧 이것이 적실한 성품이 되는 것이라.
대개 거짓을 버려야만 바야흐로 능히 참 진실한 것을 구할 수 있고 거짓을 인정을 해야만 비로소 능히 참 적실한 것을 발견할 수 있으니 간사함과 정직함 이 두 가지는 서로 아울러서 쓸 수가 없으니 착한 것과 악한 것은 같은 길을 갈 수가 없는 것이라.
그렇지 아니한즉 그 거짓을 도저히 식별할 수 없으며 능히 그 거짓을 탈퇴하고 벗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라.
능히 그 거짓의 경위를 우리가 이탈하고 벗어나지 아니하면 어찌 참진의 것을 찾아서 발견할 수 있으리요.
참진의 것을 찾아서 발견하지 못하니 어찌 참진의 것을 수련할 수 있으리요. 만약에 우리의 형색의 몸을 아끼고 사랑해서 깨트리지 못하고 깨닫지를 못하면 망상하게 되니 도를 밝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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